현대시

생가生家

by 오정방 posted Sep 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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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生家
오정방


스물 두해 만에 처음 찾아온 모국
지금은 집 주인이 바뀌었지만
70여년 전 내가 태어난
생가 앞에 발걸음이 멈췄 섰다

어디 나 뿐이겠는가
우리 6남매 나서 자란 집이다
60여년 전만 해도
우리가족들이 평화롭게 살던 집이다

한국전쟁이 나던 해1950년 3월,
보다 넓은 집 읍내로 이사갈 때까지
우리 아버지 문패 걸려 있던 집이요
나의 가족들 웃음소리 넘치던 집이다

기왕의 내친 발걸음이라
주인장을 불러내 통성명을 하지만
서로가 이름도 모습도 첫 대면이니
내 아버지 함자야 어찌 기억 하랴

훗날 이 집을 제값주고 되돌려 받아
파도소리 들으며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조용히 여생을 보내리라든 소박한 꿈
현실앞에 여실히 무너져 내린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미국 포틀랜드와
잠시 돌아보고 가는 이곳 생가와는
멀어도 너무 먼 거리임을 어찌하랴
동해 푸른바다는 지금도 여전하구나

<2010. 4. 24>

……………………………………………………….
*생가주소:경북 울진군 울진읍 온양 1리341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