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가을을 만나고 오다

by 오정방 posted Sep 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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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만나고 오다
   - Horsetail Fall을 넘어

오정방



청명한 날씨보다도
산 속은 더욱 신선하고 산뜻했다

지난 여름
그 불볕더위를 잘 이겨낸 수목들이
한 층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아직 남은 더위가 없지는 않아도
자연의 순리 앞에 저들은
얼마나 잘 순종하고 있던가?

말꼬리를 닮은 폭포는 시원했고
기암괴석도 장말 볼만 했다
하늘을 치솟은 아름드리 나무들 사이로
바라보이던 콜럼비아 강의 그 장대함이란

어느 누군가가 말했다지
창조주가 지은 아름다운 경치를
찾아다니며 보지 않는 것도 하나의 죄라고

간만에 다녀온 산행
홀로 걷던 그 등산길에서
서서히 깊어가는 가을을 만나고
가슴 속에 가득히 담아
흥얼대며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2010. 9. 6>

………………………………………….
*Horsetail Fall 은 오레곤 주 포틀랜드 시 동쪽방향으로
84번 도로를 따라 가다가 우편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