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그 눈물
오정방
지금 우리는 경제적으로 참 잘 살고 있다
너무나 잘 살고 있다
배를 둥둥치며 웃고 있다
입이 찢어지도록 많이 웃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 근 50여년 전
먹는 날 만큼이나 굶는 날이 많았던 시절
1964년 12월 8일, 독일 총리공관
전후 독일 부흥의 아버지로 추앙받던
에르하르트 총리 앞에서
라인강의 기적처럼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
눈물로 차관을 호소하고 있던
조국근대화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고뇌에 차고 진심어린 그 눈물로 인하여
우방 미국으로부터 군사쿠테타란 이유로
차관 요청을 거절당한 복받치는 서러움과
반드시 조국의 가난을 몰아내고 말겠다는
절대절명의 순간 앞에 한없이 쏟아지는 눈물
오죽하면 총리가 ‘니히트 바이넨!’ 하고*
사나이의 그 눈물앞에 마음을 열었겠는가?
아들, 딸같은 광부와 간호사 7천여명
저들의 값진 월급을 담보로 빌려낸
미화 3천만불에 상당한 1억 4천만 마르크
이것이 밑거름되어 경부고속도로가 뚫리고
건설이 살아나고 산업발전과 수출이 늘어나
100불도 못되던 국민소득이 지금 2만불 시대
우리는 그 때 그 눈물의 참의미와 결과에 대해
한 번이라도 마음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감사해 본 적이 있는가?
< 2011. 3. 21>
…………………………………………………….
*니히트 바이넨!:’그만 우세요!’란 뜻의 독일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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