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파강회

by 오정방 posted Sep 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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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강회
오정방


지구촌이 온통 몸살을 앓고 있어
정신도 오락가락 혼미한데
긴긴 추위의 겨울도 오락가락
꽃피는 새 봄도 오락가락이다
그래서 입맛이 다 떨어졌다면
하던 일 접어두고
파강회를 한 번 만들어 볼 일이다
손수 정성껏 만들어서
따스한 흰 쌀밥과 더불어
오물오물 먹어볼 일이다
파릇파릇 파강회로
봄입맛 좀 돋궈 볼 일이다
쪽파 예닐곱 뿌리
끓는 물에 살짝 데쳐놓고
달걀 노른자위와 흰자위로
지단을 만들어
적당한 크기로 썬 다음에
그 속에다
약간 데핀 햄 조각이나
쇠고기 구운 것을 끼워서
파란 쪽파로 돌돌 말아
새콤 달콤한 초고추장에
콕 찍어 한 번 먹어 본다면
잠시 잃었던 입맛이
절로 되살아날 수도 있을 듯
백문이 불여 일견이라 했고
백견이 불여 일행이라 했으니
미룰 것 없이 지금 만들어 볼까?

이것봐, 벌써 입맛이 도네 그랴

<2011.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