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2015.09.24 07:35

대나무 돗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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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돗자리
오정방


아름다운 지구가 열병을 앓고 있나
화씨 90도를 훌쩍 넘어
100도를 육박하는 더운 여름 날씨
거실에 깔린 대나무 돗자리에 누워
막바지 한 여름을 즐기고 있다
등판은 물론 뱃속까지 다 시원하다
천정에선 세 날개 선풍기가
같은 방향으로 쉴새없이 돌아가고

4반세기 전 미국으로 이민 올 때에
10만원도 안주고 구입한 이 돗자리
죽竹부인은 마련하지 못했어도
이것 하나는 제대로 장만한듯 하다
해마다 뜨거운 여름철이면
융탄자 위에다가 이것을 펼쳐 놓고
그 위에 나 보란 듯이 벌렁 누워
시원한 고향산천을 주유하고 있다

<2012.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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