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강민경
며칠 전부터 태풍
‘아나’ 에 대비하라는 방송을 들으면서
무사했던 지난
‘ 몇몇’ 태풍 때의 일을 생각한다
그때 사둔 물과 그 밖의
생필품들 아직 그대로여서
무딘 반응일까
별일 없겠거니! 마음 다잡는데
슈퍼에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은 많고
물건은 바닥났다는 TV 방송 며칠째
11일 저녁부터 12일 온종일
바람 타 내리는 비와
잔뜩 찡그린 하늘이 수상쩍다
전처럼 지나갈 거야!
애쓰는 아침
짙은 안개에 한꺼번에
사라진 바깥이 걱정되어
덜커덩 내려앉는 가슴을 숨기는데
태풍 ‘아나’ 도, 지상 천국으로 불리는
하와이와 사람들을 지켜 주고 싶어
무척 힘이 들었는지! 안개 뒤에 숨겼던
제 마음을 털어놓는 듯
저 앞 다이아몬헤드* 산과 동네를
하나, 둘, 어제 그대로 되돌려 놓는다
곧 햇빛도 달려올 것이니, 안심하라며
*다이아몬헤드: 해변에 있는 관광지인 돌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