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막고굴 속의 자유
2016.03.12 11:54
막고굴 속의 자유
장효정
수천 년 세월이 접혀있는 고요에 닿는 막다른 길
해탈도 없이 시간의 문을 열고 들어선다
살아서 앓던 마음의 번뇌 돌부처가 되어 가슴을 닫고
열반에 든 수많은 막고굴* 속의 부처들
나비 한 마리
시간의 벽을 뚫고나와
삶의 출구와 꿈의 입구를 나는 소리 풀지 못한 깨달음만
경문을 읽고 지나간다
나도 내 안의 수많은 길 찾을 수 없어 아득한 기억 저편의 시간 속
하나의 막고굴에 나를 봉인한다 나갈 수가 없어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나
*막고 굴: 중국실크로드선상 돈황에 있는 수백개의 석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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