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싹을 틔우며
2016.03.12 12:05
싹을 틔우며
장효정
성인병에 좋다는 현미배아를 싹틔우기 위해
하루 몇 번씩 젖은 타올을 덮어주며
염탐꾼처럼 들쳐보기를 며칠 째 드디어 오늘 숨이 막혔든지
꽁꽁 닫았던 숨구멍을 열기 시작한다
어깨쭉지에 새순 하나씩 달고
향기 한 올씩 건네며
저 여기 왔어요, 하며 쏘옥 쏙
손을 내민다
저들이 맨 처음 만져 본 것은
빛이었을까 어둠이었을까
보푸라기 같은 생이 꼼지락대는 소리
눈이 부시다
아이들 눈빛처럼 파릇한 웃음 한 장씩 달고
경이로운 목소리로 나를 깨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 | 시/사막의 밤 | 장효정 | 2015.12.11 | 127 |
18 | 시/난을 치며 | 장효정 | 2015.12.29 | 170 |
17 | 시/막고굴 속의 자유 | 장효정 | 2016.03.12 | 61 |
16 | 시/다림질 | 장효정 | 2016.03.12 | 70 |
» | 시/싹을 틔우며 | 장효정 | 2016.03.12 | 25 |
14 | 시/스님과 새 | 장효정 | 2016.03.12 | 104 |
13 | 시/사소한 행복 | 장효정 | 2016.03.12 | 83 |
12 | 시/점 | 장효정 | 2016.03.15 | 46 |
11 | 시/마중물 | 장효정 | 2016.03.15 | 225 |
10 | 시/황혼 녘의 사랑법 [1] | 장효정 | 2016.03.19 | 150 |
9 | 시/어머니의 江 | 장효정 | 2016.03.19 | 84 |
8 | 시/언니야 | 장효정 | 2016.03.19 | 108 |
7 | 시/그대 숨결 [1] | 장효정 | 2016.03.22 | 226 |
6 | 시/정 | 장효정 | 2016.03.22 | 93 |
5 | 시/쓰레기통 | 장효정 | 2016.03.29 | 86 |
4 | 시/베틀에 앉아 | 장효정 | 2016.03.29 | 151 |
3 | 시/고요 | 장효정 | 2016.03.29 | 176 |
2 | 시/꽃잎 [1] | 장효정 | 2016.05.03 | 174 |
1 | 시/목어 | 장효정 | 2016.05.03 | 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