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07 00:28

정용진 조회 수:86

                                 정용진 시인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나면

그 친구는 키가 작아

맹 앞줄에 앉았었지

 

인물 표현의

첫 기준으로 삼았던 우리들...

 

어머니께서

석양이 기우는

나락멍석 앞에서

머리에 수건을 두른 채

손에 키를 들고

곡식을 까부를 때

 

알곡은 안으로

쭉정이는 밖으로

키는

()과 실()을 가르는

삶의 냉엄한 기준

 

묵묵부답으로 수확의 허실(虛實)

가르시던 어머님과

인간들을

가라지와 알곡으로 구분하시던

주님을 생각는다.

 

키는

삶의 경량(輕量)

진위(眞僞)를 가르는

준엄한 잣대.

 

오늘도 나는

키 앞에 서서

몸을 움츠린다.

과연 내

인생의 무게는 얼마니 될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4 겨울바람 정용진 2006.12.12 850
623 秀峯 歸去來辭 정용진 2006.12.17 886
622 화초에 물을 주며 정용진 2007.01.05 1004
621 허수아비 정용진 2007.01.05 884
620 똥밭 정용진 2007.01.07 1057
619 정용진 2007.01.24 928
618 설매부(雪梅賦) 정용진 2007.02.11 964
617 여름 달(夏月) 정용진 2007.02.25 1017
616 영릉(英陵)에서 정용진 2007.03.08 968
615 신륵사(神勒寺) 정용진 2007.03.08 1002
614 목우(木雨) 정용진 2007.03.11 975
613 <축시> 미주한국일보 창간 38주년 정용진 2007.06.22 935
612 먼 후일 정용진 2007.06.30 853
611 <축시> 오렌지카운티 한인 이민사 발간 정용진 2007.08.09 901
610 대왕님표 여주 쌀 정용진 2007.08.17 957
609 사계(四季) 정용진 2007.08.29 846
608 수박 꽃 정용진 2007.09.02 860
607 정용진 2007.09.08 856
606 새소리 정용진 2007.09.16 870
605 요즈음 시인들 정용진 2007.10.21 897

회원:
2
새 글:
0
등록일:
2015.02.14

오늘:
0
어제:
3
전체:
291,5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