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 맨 몸이었다
2016.04.24 13:06
빈 손, 맨 몸이었다
박영숙영
넓은 냉동실 안에
냉동된 생선처럼 꼬리표를 달고
길다란 쟁반위에 누워있는 사람들
모두다 빈 손이었고
모두다 맨 몸이었다
번민도 벗어놓고
욕망도 벗어놓고
명예도 벗어놓고
피끓던 사랑을 담았던 가슴도
미움도,시기도, 거짓도 없는
빈 가슴 이었다
뜨거웠던 사랑을 모두다 불태우고
빈 가슴만 남은 그는 누구 였을까
숭고했던 한 인간을 대변했던
이름 석자는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하기위해
그는 이 세상에 왔을까
누굴위해, 어떻게 살다가
왜, 여기 누워있을까
무엇 때문에….
언제나
마지막을 준비하며 살아야겠다
마지막처럼 사랑하고
마지막처럼 다정한 미소로 인사를 하고
마지막 처럼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내부 수리중인 시체실과 해부실을 둘러보면서..…..
1994년7월 어느날 Little Rock Arkansas 대학병원에서
시집:사막에 뜨는 달’ 중에서
http://cafe.daum.net/reunion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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