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7 08:26
봄 정문선 뒤 뜰 한 구석에는 아직도 겨울의 흔적이 남아있어도 나무는 아랑곳 하지 않고 기지개를 편다 나 또한 두 팔을 벌려 겨울 내내 움추린 몸을 펴면 어깨위로 부드러이 내려앉는 따스한 봄의 정령(精靈)들 나도 모르게 윗 단추하나 풀면 가슴으로 파고드는 저 따스한 햇살들 간지럽다 정원의 칠 벗겨진 의자에 앉아 꽃잎 하나 둘 놓아 단정하게 우려낸 연분홍 빛 진달래 차 입가로 가져가면 온몸으로 스며드는 봄의 향기 아직은 아니다 심술궂게 봄기운 쓸어가는 기습성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어도 발끝 밀어 올리는 봄기운에 나는 그만 7도쯤 기우러지고 이 나이에도 이제 막 눈뜨는 빛 고운 연두 빛 아기 순(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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