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7 08:26
봄 정문선 뒤 뜰 한 구석에는 아직도 겨울의 흔적이 남아있어도 나무는 아랑곳 하지 않고 기지개를 편다 나 또한 두 팔을 벌려 겨울 내내 움추린 몸을 펴면 어깨위로 부드러이 내려앉는 따스한 봄의 정령(精靈)들 나도 모르게 윗 단추하나 풀면 가슴으로 파고드는 저 따스한 햇살들 간지럽다 정원의 칠 벗겨진 의자에 앉아 꽃잎 하나 둘 놓아 단정하게 우려낸 연분홍 빛 진달래 차 입가로 가져가면 온몸으로 스며드는 봄의 향기 아직은 아니다 심술궂게 봄기운 쓸어가는 기습성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어도 발끝 밀어 올리는 봄기운에 나는 그만 7도쯤 기우러지고 이 나이에도 이제 막 눈뜨는 빛 고운 연두 빛 아기 순(荀)이 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봄 | 정문선 | 2008.03.07 | 1043 |
91 | Valentine's Day | 정문선 | 2008.02.14 | 652 |
90 | 해 무리 | 정문선 | 2007.12.03 | 951 |
89 | 외삼나무 곁에서 | 정문선 | 2007.08.28 | 639 |
88 | 박제 | 정문선 | 2007.07.25 | 615 |
87 | 티켓 받던 날 | 정문선 | 2007.07.25 | 633 |
86 | 생일 선물 | 정문선 | 2007.07.25 | 637 |
85 | 빙하의 꿈 | 정문선 | 2007.07.25 | 571 |
84 | 장례 | 정문선 | 2007.06.20 | 486 |
83 | 망가진 정원 | 정문선 | 2007.06.20 | 647 |
82 | 하나의 반성 | 정문선 | 2007.06.20 | 530 |
81 | 가을비 | 정문선 | 2007.06.20 | 568 |
80 | 건반과의 이별 | 정문선 | 2007.06.13 | 477 |
79 | 선인장, 그 꽃 | 정문선 | 2007.06.13 | 435 |
78 | 아픈 기도 | 정문선 | 2007.06.13 | 427 |
77 | 달팽이 처럼 | 정문선 | 2007.05.28 | 417 |
76 | 하얀 국화들의 눈물은 | 정문선 | 2008.02.12 | 673 |
75 | 둥지를 지킨다 | 정문선 | 2007.05.09 | 437 |
74 | 잡곡밥 | 정문선 | 2007.05.09 | 504 |
73 | 눈물 | 정문선 | 2007.04.25 | 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