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선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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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서울근교에서

2006.05.01 03:31

정혜원 조회 수:159 추천:23


언니.
지난해 가을
20년 가까이 살던 서울을 떠나
이곳으로 이사를 왔어.
전에 살던 곳에서 거리로는
불과 4-5k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야.
아파트 3층인데 뒷 창밖으로 산이 있어.
나지막한 동산에 가까워.
겨울에 눈이 올 때는
크리스마스 카드에 나오는 그림이
창밖으로 펼쳐져 있는 것 같아 무척이나 좋았어.
이제는 하루가 다르게  
나날이 푸르러지는 산을 살펴보는게
일상의 즐거움이 됐어.  
갈색으로 그늘져 있던 곳이
조금씩 조금씩 초록으로 바뀌어가더니
어느새 5월의 싱그러움으로 반짝거리네.
자연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새삼 느껴.
아마 언니도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듯?...
이사는 그래.
어디로 가든, 어떤 이유로 가든,
조금씩은 쓸쓸한 일인 것 같아.
한 곳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죽을때까지 살던 일은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렸어.
일생을 살면서 얼마나 떠돌아다녀야 하는지,
그래서 사람들은 뿌리를 쉽사리 내리지 못하고
어쩌면 뿌리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익명 속에서 살아가는 일이 많아지는지 모르겠어.
언제나 배우는 일에 열심이던 언니.
나이들어 컴퓨터도 잘 다루고
참 보기좋아.
하긴 배우는 일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동호인들과 교류도 많이 갖고
새로운 만남도 많이 가져서
언니가 좀 덜 외로워졌으면 좋겠어.
아니면 나처럼 외로움을 사랑해보는건 어때?
지금처럼 시를 쏟아내다간
금방 시집 한 권 나오게 생겼잖아.
아름다운 생각 많이,
아름다운 추억도 많이 만들고
아름다운 사람들과 많이 나누면서 잘지내요.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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