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예 85호에 실린 나의 시

2016.07.04 04:47

정용진 조회 수:51

현대문예 85호에 실린 나의 시

 

사랑의 화살

정용진

 

나는 너의

심장을 향하여

사랑의 화살을 쏜다.

 

가슴 심연에서

솟구치는 짙은 향기

세월이 흐를수록

하현(下弦) 달빛 같이

사위어가는

추억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뜨거운 심장에서

붉은 피가 솟구치면

붓에 듬뿍 찍어

사랑이라고 쓰리라.

 

 

산가정경(山家情景)

정용진

 

집이 산중이라서

땅이 넓으니

하늘은 거저 넓게 얻었오.

 

울 가에 시냇물이 흐르니

수목이 몰려 살고

새들의 합창은 무료이외다.

 

태평양이 지척이니

해풍이 수시로 구름을 몰아 오가고

텃밭에는 감 알들이

만추를 기다리며 익어가니

첫서리 내려 뒷산에 단풍들면

단감이나 들며

빛바랜 세월을

잠시 붙잡아 둡시다.

 

한밤중에는 별들이

연못으로 쏟아지고

비단잉어들은

연잎 사이에서 점프를 하오.

 

내 그대를 위하여

손수 식탁을 마련하고

앞자리를 비워두리니

찾아와 좌정하시구려

아름다운 대화의 성찬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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