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창가에서/정용진 시인

2016.08.09 02:33

정용진 조회 수:94

비 내리는 창가에서
                                정용진 시인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
유리창에 비취는
자연을 바라보면
내 영혼이 맑게 씻기는
기쁨을 누린다.

마침내는
자연이 내 속에 들어와
나는 자연이 되고
자연은 내가 된다.

벗은 몸으로 미동도 않고
선채로 단비를 맞는 나무들
환호하는 생명의 아우성 소리가 들린다.

겨울 잠을 깨어 언 땅을 가르고 돋은
붉은 작약(芍藥)순이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 시를 쓴다.

머지않아
새봄을 위하여 머련한 내 정원에
나비 떼들이 몰려와
봄의 축제를 벌리리라
찬란한 이봄을 위하여.

너도
어서 돌아와
봄의 향기로 마련한
나의 식탁에 함께 앉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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