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기

2016.08.22 07:02

이성열 조회 수:170

줄서기


 

“뛰어가서 물고 왓!”

 

내 어릴 적

나에게 충성을 다 바쳤던

평생 잊지 못할

나의 집 똥개, 누렁이

 

“밤새껏 자지도 말고 집

지켜야 아침밥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에 대한 충성과 복종

서슬이 파랬지

 

그런 어느 복날 개장사가 나타나서

개 값 치렀으니 묶어달라기에

젠장, 묶을 사람 나밖에 없다기에

눈물을 머금고 목 달아 넘겨줬지

 

“이리 왓! 오랏줄에 목 디밀어!”

 

나만 믿고 죄도 없이 줄 잘못 서

도망도 못가고 목매달려 죽은

나의 똥개, 누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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