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0
어제:
5
전체:
458,334


수필
2016.11.07 13:38

감사 일기

조회 수 5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감사 일기

  

                                                                                          홍인숙(Grace)
    

    

아침이 왔다. 절대자가 주신 또 하루에 감사를 드린다. 창문을 연다. 신선한 아침 공기가 아직도 잠이 덜 깬 뺨으로 재빠르게 스쳐간다. 밤새 정원은 더욱 가을의 아름다움으로 물들어 있고, 11월의 하늘은 다정한 모습으로 대지를 감싸고 있다.

왠지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은 예감이 찾아든다.
찬송가를 틀고 조용히 묵상에 들어간다. 하루의 첫 번째의 일과, 그 짧은 묵상 속에 나는 금세 행복해진다. 새 아침을 주신 그분께 감사드리고 오늘 하루를 그분의 뜻 안에서 살기를 기도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아침 묵상에 조그만 회의가 일곤 했었다. 내 나름대로 경건의 시간을 갖기 시작한지도 벌써 여러 해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주 형식에 매이는 듯한 자책을 갖게 되었다.

나의 신앙상태를 점검해 보았다. 진정한 예배보다 나의 안일을 위한 이기적인 것은 아니었나.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의 자세가 기복신앙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무언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환점을 시도해야겠다고 궁리하다 아침묵상에도 더욱 정성을 드리는 것은 물론, 저녁 잠자기 전 드리는 기도를 구체화시키기로 하고 곧바로 시도에 들어갔다.
감사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막연히 눈감고 하루의 일을 감사드리는 것보다 좀더 구체적으로 하루 동안의 감사한 일들을 하나씩 적어 보았다. 의외로 감사한 일들이 많았다. 나 같이 부족한 것을 택하여 주시고 지금까지 생을 이어오게 해 주신 것도 감사하고,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무사히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도 감사했다. 귀한 목사님, 교우, 친지들을 주신 것도 감사하고, 하루를 보내고 곤한 잠을 자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고른 숨결에도 감사했다. 심지어 크고 작은 불행한 일들까지 지나고 보니 감사한 마음이었다.
  
수도자 Baba Hari Das는 [ 감사하는 마음은 종교의 근본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은 신의 사랑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나의 감사일기가 쌓일수록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었다. 또한 그 감사는 밤을 지나 새벽에까지 이어져 새 아침의 소중함도 더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갈수록 나의 존재는 점점 작아짐을 절감하고, 거대한 우주를 움직이는 그분의 손길에 내 남은 생을 맡기고 순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게 주어진 상황, 심지어 여러가지 시련까지, 나의 신앙 성장을 위해 그분이 사랑으로 마련해 주신 섭리라는 확신을 갖고 평안한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기도드린다. 하나님께서 아시는 나의 모든 기도가 그분의 뜻 안에서 그분의 방법대로 아름답게 이루어 질 것을 믿기 때문이다.


   * 또 한해 동안 지켜주심에 감사하며 추수감사절날 아침에 *


   ( 1999년 크리스챤 타임즈 )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69 꽃을 피우는 사람들 홍인숙 2004.07.31 1011
68 단상 꽃을 심었습니다 1 홍인숙(Grace) 2016.10.19 169
67 꽃을 보는 마음 1 홍인숙(Grace) 2016.11.22 197
66 꽃눈 (花雪) 홍인숙 2003.04.08 558
65 가곡시 꽃길 1 그레이스 2004.08.04 1379
64 홍인숙 (Grace) 2010.01.30 364
63 까치 2 홍인숙(Grace) 2016.12.03 128
62 길의 속삭임 홍인숙(그레이스) 2005.05.10 664
61 길 위의 단상 1 홍인숙(그레이스) 2006.01.14 1033
60 길 (2) 홍인숙 (Grace) 2010.01.30 328
59 길 (1) 홍인숙 2002.11.13 680
58 기다림이 있다는 것은 홍인숙 2002.12.02 335
57 기다림은 텔레파시 홍인숙(Grace) 2004.10.16 889
56 기다림 홍인숙 2002.11.14 687
55 수필 글 숲을 거닐다 11 홍인숙(Grace) 2017.04.06 462
54 단상 그림이 있는 단상 / 폴 고갱 2 홍인숙(Grace) 2016.11.14 713
53 그리움에 대한 생각 홍인숙(그레이스) 2006.03.18 842
52 수필 그리움  2 홍인숙(Grace) 2016.11.14 153
51 그리운 이름 하나 홍인숙 2002.11.13 623
50 수필 그리스도 안에서 빚진 자   1 홍인숙(Grace) 2016.11.10 85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