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그대 사랑스런 영혼

2016.11.18 13:51

채영선 조회 수:50

 

그대, 사랑스런 영혼

                                -결혼 축시

 

                                                                                                 

 소담 채영선

  

우리는

어느 별에서 태어나

이토록 향기로운 순간을 맛볼 수 있는가

누누이 여울지며 흘러가는 강물과

모래 언덕 스산한 사막을 지나

가깝고도 먼 시간을 가로질러

 

-

무언의 굴레를 벗어난 호랑나비

머물던 갈꽃 갈바람에 시들어가도

사뭇 알뜰한 초점으로 빛나는

그대 사랑스런 영혼이여

 

길 잃은 폭풍이 몰아치는 여름과

갈급한 세월이 달려드는 겨울이

소란한 어제를 들썩이는 동안

푸르게 여물어온 목적 있는 삶

그늘도 비껴가는 따뜻한 열망과

소소하게 반짝이는 싱그러운 시선으로

 

우리 이제는

홀로 선 작은 새도 이름 불러주고

한 모숨 야생화도 어깨 두드리며

거룩한 손길 헤프게 열어야하리

별빛에 물든 명주 커튼을 열고

넉넉한 웃음 은쟁반 가득 채워야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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