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비상하는 서정의 나래여 나래여

 

                                                                                                              

 

 

넓고 푸른 하늘과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에 나뉘어 살면서 우리 사이에 쌓아올린 그리움은 생애의 일부를 촉촉이 적시는 은하수 같은 것이었다. 필자가 이토록 유재철 시인을 잊지 못함은 그의 가슴에도 나를 향한 그리움이 물살져 흐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언제부터인가 필자와 유 시인 사이에 서정의 나래를 펴 하늘을 날거나 바다를 건너 날아가고 날아오고 하는 사이에 유 시인은 사랑하는 누이를 부지중에 하늘로 올려 보냈고, 누이가 있을 하늘에 떠올라 아직도 그 서정의 두 나래를 접지 못하고 있음이다. 아- 비상하는 서정의 나래여 나래여! 그의 가슴은 아쉬움과 그리움, 지워지지 않는 역겨움으로 가득하여 첫 시집을 낸 지 일 년이 채 못 되어 그 뜨거운 가슴으로 제2시집을 상재한다. 이에 창공에 비상하는 그 서정의 나래를 우러르며 참된 가치의 별을 향하여 두 팔을 흔들어 뜨거운 마음을 전한다.

누가 이 아픔, 이 그리움, 이 아쉬움을 대신하랴! 유 시인은 보석을 싸듯 서정의 자락들을 개고 접고 하여 정성스럽게 시어에 담아낸다.

시는 영혼의 울림이다. 영혼이 삶의 선율에 닿아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몸을 떨며 우는 울음이다. 기쁨이거나 슬픔이거나 지울 수 없는 감동이 언어를 타고 흘러나와 석비처럼 굳어 있거나 시내처럼 흐르고 있는 것이 시다. 이 석비에 기대거나 물가에 나아가 웃거나 울고 섰는 사람이 시인이다. 그러므로 언제 어디서나 기쁨이나 슬픔으로 가득한 파도가 험하게 일고 있는 곳이 시인의 가슴이다. 유 시인의 가슴도 이에서 예외는 아니다. 여기 있는 <내 영혼의 산책> 길을 거닐어 보라. 손을 잡아주는 사람과 함께 걷거나 아니면 혼자만이라도 하얀 눈길을 밟듯 고요 속에 명상의 자국을 남기듯 한 발작 한 발작 흔적을 그으며 자신을 옮겨보라. 그리고 귀를 기울여 보라. 어디선가 고요하고 구성진 미세한 종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눈을 감았는데도 나를 부르며 흔드는 손짓이 보이지 않는가.

유 시인은 목회자로 목회신학박사로 평생을 말씀과 함께 살아오는 하나님의 사람이다. 그는 영적인 하늘을 날고 있다. 그러므로 아무에게나 없는 귀한 영성이 그를 감쌈으로 많은 사람들 중에 구별된 옷을 입고 살아가는 시인이다. 그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시는 영원을 향해 영혼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 뿌리에 귀를 대고 우주 밖에서 울려오는 영혼의 소리까지 들려주고 있다. 이 소리는 허무의 강을 건너 울음의 은하를 지나 황금나팔이 울리는 그 나라까지 우리를 안내한다. 그러므로 이 시집은 목회자 시인의 정성으로 엮어낸 보배로운 울림이다. 이렇듯 머지않은 날에 제3시집을 기다리며 비상하는 서정의 나래를 향해 뜨거운 양 손으로 의미 있는 깃발을 흔들어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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