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이 방영한 동포의창/ 정용진 시인
2017.02.01 22:17
Y. T. N.방영ㅡ동포의창(2008.6.19.) 정용진 시인
정(情)
기러기 떼 울며
북 쪽 하늘로 멀어져 가고
찬바람
하늘을 빗질해도
별빛은 오히려 빛나는구나.
떠나간 기러기 떼
고향 못 잊어 되돌아오면
동구 밖 풀 섶도
봄으로 피거라.
벅찬 삶의 자락에 가리워
애타던 반달도
구름 틈새로 얼굴 내밀고
강산을 엿보는데
세월이
저만큼 흘렀어도
그리운 옛정
가난을 버려두고
울며 떠난 그 아픔
오늘은 먼데서
귀 밑 머리 희었을라. -정용진, <정> 전문.*YTN에서 방영.
빨래터
감자 골에서 흘러온 물이
동구 밖 시내로 흐르는
빨래터에
넓적 돌을 뉘어놓고
아낙들이
빨래를 두들긴다.
자신의 설움을
털어내듯
두들겨 패는 방망이소리
때 묻은 죄밖에 없는 빨래들이
후줄근하게 몸을 푼다.
더러는 기인 줄에
깃발로 걸려 펄럭이고
초록빛
미루나무 그늘 언덕에는
옥양목 필이
신작로처럼 펼쳐진다.
-정용진,<빨래터>전문.*YTN에서 방영.
손때
조상이
대대로 물려준
낡은 장롱문고리를 어루만지니
선조 어른들의 손때 묻은
얼이 끈끈하다.
차가운 쇠고리가
이리도 따뜻할 수가 있을까
은은한 숨소리가 들리고
땀 냄새가 향기롭다.
내가 선조들을 못 뵈웠어도
선조들이 나를 못 보셨어도
대대로 때 묻은 손자국에
고고한 꿈과 한이 서려
녹슨 문고리에
오늘도 살아 숨쉬는
그윽한 전설
해묵은 윤기가 고귀하다
증조모의 냄새가 난다.
-정용진,<손때>전문. *YTN에서 방영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64 | Re.. Library Of Poetry | 정용진 | 2003.07.11 | 912 |
763 |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 정용진 | 2010.07.08 | 911 |
762 | 별 | 정용진 | 2009.08.25 | 910 |
761 | <영상시> 연(鳶) | 정용진 | 2006.08.08 | 909 |
760 | 골프장에서 | 정용진 | 2009.10.28 | 908 |
759 | 걸인과 개 | 정용진 | 2008.01.03 | 908 |
758 | 자카렌다(Jacaranda) | 정용진 | 2003.04.21 | 908 |
757 | 빨래터 | 정용진 | 2008.11.18 | 906 |
756 | <아내의 회갑 축시> 삶 | 정용진 | 2005.01.25 | 906 |
755 | 조국(祖國) | 정용진 | 2009.04.01 | 904 |
754 | 호랑이의 기백으로 ,<경인년 신년시. 미주 한국일보> | 정용진 | 2010.01.02 | 902 |
753 | 파 꽃 | 정용진 | 2006.12.03 | 902 |
752 | <축시> 오렌지카운티 한인 이민사 발간 | 정용진 | 2007.08.09 | 901 |
751 | 소품사수(小品四首) | 수봉 | 2006.02.06 | 901 |
750 | 哀悼 金大中 前 大統領 | 정용진 | 2009.08.17 | 897 |
749 | 요즈음 시인들 | 정용진 | 2007.10.21 | 897 |
748 | Empty<Joseph Chong. 정용진의 차남> | 정용진 | 2009.05.23 | 891 |
747 | Grand Teton Mountain | 정용진 | 2007.11.11 | 889 |
746 | 秀峯 歸去來辭 | 정용진 | 2006.12.17 | 886 |
745 | 허수아비 | 정용진 | 2007.01.05 | 8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