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2017.05.27 04:04
고구마
엘에이에 가는 길에
아내가 따라 나오며
밤고구마를 사로라 한다.
한남-체인에 들러
고구마 여 나무 개를 사서
몇 개는 쪄먹고
나머지는
은종이에 싸서
벽난로에 구워먹고
두어 개를
빈 병에 물을 채우고
세워 두었더니
머리 부분에서 싹이 돋고
발치에서
뿌리가 나
민족의 희망 같은
강한 줄기가 뻗기 시작한다.
아버님께서
감자와 고구마를
심으시던 모습을
곁에서 어깨너머로
늘 지켜보았던 터라
몇 줄기를 잘라
뜨락에 심었더니
내 영토가 좁을세라
주야로 뻗어 나간다.
마치경의선 줄기 같기도 하고
경원선 레일 같기도 하다.
어서
가난한 북녘 땅으로
힘차게 달려가
내 겨레 허기진
저들의 주린 가슴에
식량이 되거라.
남과 북
백의민족의
절절한 민족애가
저 고구마 넝쿨처럼
줄기차게 뻗어가
우리 어서 손을 잡자.
형제요 동족이 만나는데
무엇이 문제요
지체의 이유가 되겠느냐?
백두산과 한라산의
푸른 기상과 같이
굳세고 빛나는
조국 통일을 이룩하자.
홍익인간(弘益人間)
천애인(敬天愛人)의
자랑스러운 후예들아. -정용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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