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ㅣ 가보지 않은 길

2017.07.30 13:42

채영선 조회 수:40


가보지 않은 길


소담  채영선


찾아온 것처럼 떠나고 싶었던

끝이 보이지 않는 골목에서

굴참나무 사이 작은 샛길로

꿈결처럼 내다본 세상의 색깔과

두근거리는 이야기가 없다면


달빛으로 동여맨 여정 뒤에

떠오르는 항구의 등대에서

눈동자에 파고들던 아스라한 햇살

아 그건 넘어질 때마다 생각나는

따뜻하고 달콤한 생수의 말씀


미지의 세계 속으로 달려간

주인 잃은 기억들이

방랑자되어 흔들거리면

어린 사과나무의 눈웃음 속에

말도 없이 지나간 소중한 시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어제와 어제의 어제

의무감으로 지켜온 과거의 과거

아직 용서하지 못한 실수와

다시 되풀이할 실수도

돌아보게 해주시는 당신은


마주할 수 없어 안타까운 눈길로

깊은 욕망의 어둠 속에서

내밀한 의지의 다리를 꺾어

다시는 돌아설 수 없도록

어제와 오늘의 죄인을 강권하시는

영혼의 닻 생명의 주님




시집  < 향 연 >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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