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주으며
2017.11.29 21:16
낙엽을 주우며
정용진 시인
뜨락 감나무 밑에
내린 낙엽을 줍는다.
한 잎 주을 때
가을 하나가 손에 집히고
두 잎 주울 때
가을이 떠나가는 소리.
결실의 아픔을 통하여
후손을 남기고 떠나가는
추억의 앳된 발길.
감 알들이
석양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난다.
한 잎을 줍고
또 한 잎을 주워
차곡차곡 쌓이는
마음속에
샘물처럼 고여 오는
결실의 기쁨.
나는
이 가을 소식을
낙 옆에 적어
너에게 띄운다.
사랑한다.
(전 미주한국 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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