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고별

by 전재욱 posted Dec 27,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람들이 그러더라
너 있을 때 아껴주라고
그러나
나는 보았다
오면서부터 떠나고 있는
너의 마음을

봄바람이 다정하다
따라 떠났고
한여름 밤이 무덥다며
밤새 투덜대다 새벽에 떠났고
가을밤은 외로워 견딜 수가 없다며
수없이 쓴 편지만 남겨 두고 떠나갔다

추운 겨울, 이 해질녘에는
먼저간 아이들이 눈에 밟혀
찾아가지 않을 수 없다는구나
이렇게
오면서부터 떠나갈 마음인걸
어쩌자고 해마다 오기는 오니

오늘 이후로는
차라리
내가 너를 떠나
허무할 것도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

Articles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