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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의 신비

2018.01.16 04:51

라만섭 조회 수:153

백팔(108)의 신비

 

백팔(108)107109사이에 있는 숫자이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뜻을 지니고 있어 우리의 흥미를 끌고 있다.

 

역사를 통해서 108이라는 수자는 여러 차원의 뜻을 가진다. 특히 불교에서 시사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불교사원에서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며 제야의 종을 칠 때, 108번의 종을 울리는 의식이 있어 온다고 한다. 108번의 종소리는 절대평온(Nirvana)의 달성을 위하여 극복해야할 108 번뇌로 부터의 해방을 기원하는 것이라고 한다.

 

불교 승려들이 손목에 차고 사용하는 염주(Beads)108개의 구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모스렘이나 기독교(천주교) 신자들이 쓰는 염주(Rosary)로 그대로 전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티벳불교 경전에 의하면 세상에는 108개에 이르는 죄(Sin)108개의 망상(Delusion)이 있다고 한다. 사람의 몸에는 108개의 압각점(壓覺点, Pressure Points)이 있다고 무술(Martial Arts)이론은 가르친다.

 

아무튼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108번뇌를 끊겠다는 결기의 뜻으로 불교에서는 108이란 숫자가 붙은 용어가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면 108 염주, 108계단, 108()와 같은 것들이다. 번뇌로 흐트러진 마음을 평상심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108번뇌는 인간의 온갖 정신적 번민의 총합이라고 한다. 천문학적 용어로 말할 때, 9개의 유성(Planets)12(Signs of Zodiac))을 여행하는데(9X 12=108)소요되는 총합이라는 것이다.

 

우주는 108개의 원소(Elements)로 구성 됐으며, 놀랍게도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태양직경의 108(), 태양의 직경은 지구 직경의 108, 지구와 달의 거리는 달 직경의 108배라고 한다. 영국에 있는 선사시대의 유물인 스톤헨지(Stone Henge)의 지름은 108피트가 된다고 한다. 그 밖에 108에 관한 천문학적 또는 점성술적 해석은 수두룩한데, 솔직히 나는 그들을 이해할 지식과 능력이 없어서 더 이상의 언급을 펼쳐 나갈 입장이 아니다.

 

골프 이야기는 재미를 더해준다. 통쾌한 드라이바샷이나 그린에서의 짧은 퍼팅이나 다 같이 1타로 계산되기는 마찬가지여서 결국 마지막 승부를 가르는 결전장은 그린위의 홀컵이 된다는 것이다. 뭇 골퍼들을 괴롭히는 이 홀컵의 지름이 108미리(mm)이고, 이는 108번뇌와 통한다는 말이 있다. 골프계를 주름잡는 한인 낭자들 가운데에는 불교신자가 많다고 들었다. 그들은 절에 가면 우승이 보인다고 하며 열심히 108염주를 굴린다는 것이다. 잡동사니 번뇌에서 벗어나 평화와 승리의 기쁨을 맛보고자 하는 마음일 것이다.

 

미국의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야구공의 바늘자죽(Stitches)108개 라는 사실은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이스람교에서 108은 신을 지칭하는 신성한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갈구하여 참선과 108배 운동에 몰입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조그만 공간과 방석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각광을 받는다는 것이다. 가장 낮은 자세로 몸을 낮추고 절을 하다보면 굵은 땀방울과 더불어 번뇌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어떤 불교 사찰에는 본당까지 가는데 108계단이 설치돼 있다. 깨달음(Enlightenment)에 이르는 상징으로서 108이란 숫자는 불교의 경전, 전설, 건축과 종교의식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불교교리와 천문학과 기하학은 얽히고설킨 상관관계에 있다고 한다. 천문학에서 말하는 12(Zodiac)은 태양운동의 모멘텀를 잘 말해준다. 태양은 매일 1도가량 움직여 한 달이면 1, 1년이면 전체 12궁을 다 돈다고 한다.

 

태양은 태양계의 중앙의 고정된 자리에 있는 정적인 존재인가 아니면 움직이는 동적인 존재인가. 17세기초엽 태양 흑점(Sunspots)을 면밀히 관측함으로써 갈리레오는 이미 태양이 약 27일을 주기로 하고 축을 중심으로 자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낸바 있다. 태양은 시계반대방향으로 자전할 뿐 아니라, 태양계가 속한 은하계(Milky way, Galaxy)를 중심으로 한 궤도를 순환한다는 것이다. 한 번의 공전에 걸리는 시간은 지구 시간으로 약 226백 만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또한 태양은 고체가 아니라 주로 뜨거운 깨스(수소나 헬리음)로 이루어진 물체로서 위치에 따라서 움직이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고 한다.

 

우주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인류의 추측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이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밝혀지고 있다.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오늘의 신비는 내일에 가서는 더 이상의 신비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천문학의 객관적 타당성에 관한 논란에 있어서도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다. 오늘 108이 지니는 신비의 베일도 벗겨져서 우리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서는 내일이 오지 않을는지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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