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22 13:19
단순한 것이 좋다.
가능 하면 복잡한 생각일랑 접어두고 살고 싶다. 부족 하면 부족 한 대로, 있는 그대로 만족 하며 살고자 한다. 행복(만족)의 척도는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하나로 된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불필요한 것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필요한 것만 가진다는 것이다. 많이 가지고도 항상 만족하지 못한다면, 적게 가지고도 만족함만 못하다고 하겠다.
디지털 시대의 기술 혁명이 한편으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선사 해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부작용도 함께 초래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사실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복잡 하지 않은 단순함 이다. 지나치게 많은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은, 사람을 피로 하게 만들고 따라서 만족도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 영혼의 자유를 얻고자 하면, 제일 먼저 얽히고설킨 속세와의 인연을 끊어 버리라고 불교에서는 가르친다. 인연의 족쇄를 끊어버리고 그 덫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용기 있는 사람들이라 하겠다.
노르웨이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만 불이 넘으며 세계에서 가장(?)살기 좋은 복지구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최근 영국의 민간기관 NEF가 발표한 ‘행복지수’의 순위에서 노르웨이는 고작 29위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마디로 말해 행복의 객관적 조건은, 실제로 느끼는 행복의 주관적 정의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위는 1인당 국민 소득 9,550불인, 중미의 작은 나라 코스타리카가 차지하였다. 이는 곧 물질적으로 풍부하고,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선택의 여지가 많다고 해서 그것들이 그대로 행복과 연결 되는 것이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대체로 소득이 증가 하면 삶의 충족도도 따라서 상승 하게 되지만, 일단 생활에 필수적인 욕구가 충족된 후의 한계 효용(Marginal Effect)은 감소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어디까지나 자연 발생적인 심리 작용에서 오는 것이지, 현실과의 타협의 산물은 결코 아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1988년에 전체의 36%에 해당 하는 1.4백만 에이커가, 장장 5개월 동안에 걸쳐 완전히 타버리는 사상 미증유의 큰 산불 피해를 입은바 있다. 그해 6월의 번갯불로 시작된 산불은 11월 눈이 내릴 때까지 계속 됐다. 고사 상태에 놓인 국립공원을 살리는 방편으로 어떤 이들은 대대적인 식목을 제안하기도 하였으나, 자연 생태계를 잘 아는 공원 당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자연에 그대로 맡기기로 하였다. 자연 현상으로 빚어진 자연 재해는, 자연의 힘으로 서서히 치유되기 시작 하였다. 여기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자연의 힘은 위대하여, 까맣게 타버린 나무는 비료가 되고 그 자리는 새로운 수목으로 대체되기 시작 하였다. 버팔로, 곰, 사슴, 늑대 등의 동물들도 주위 생태계의 변화에 잘 적응 해갔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오늘도 태연히 자연의 순환 법칙에 따라 질서 정연 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 자연은 단순 원리에 따라 운행 된다. 자연은 속이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를 보일 뿐이다.
비록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 못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과정에서,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인생관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내 마음속에 간직한 가치관이 확고히 자리하고 있을 때, 불필요한 외부와의 비교는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너무 복잡하면그 안에서 만족을 찾기가 어렵다. 하나를 버리면 그 자리에 다른 것으로 채워지는 것이, 순환의 이치이다.
불필요한 복잡한 것들(욕심)을 버림으로써 마음의 정화를 얻고, 필요한 것들과 함께 하고픈 소박한 희망이 있을 때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행복은 단순함에 있다. 그래서 단순한 것이 좋다.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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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 못살아!', 이 생각(生覺) 안하기
50대 후반의 여성이 닥터U의 진료실을 찾았습니다.
온몸이 마비되는 증세가 있어 응급실을 종종 찾는 분이었지요.
병원에서 여러 번 검사를 받았으나 별 이상은 없었고,
그때마다 안정제와 링게르 처치를 받고 퇴원하였습니다.
닥터U는 진료 중 이 분이 갖고 있는 뿌리깊은 믿음을
파악할 수가 있었지요.
그것은 얼마 있지 않아 하느님이 자신을 데려갈 것이라는
믿음 입니다.
즉, 나는 오래 못살아! 입니다.
60대 초의 남자분이 닥터U에게 건강진단을 받았습니다.
특히, 뇌에 대해 이상이 없는지를 재차 확인해달라고 했지요.
진단 결과 몸은 매우 건강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진료 중 자신이 10년 내에 죽을 것이라는 깊은 믿음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지요.
그 이유를 물은 즉, 자신의 부모, 친척 거의 대부분이 그 나이 때쯤
뇌졸중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나는 오래 못살아! 라는 믿음을 뿌리깊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으로 고통을 많이 받아서,
다른 사람은 가족이 그 나이에 대부분 죽어서,
또 다른 사람은 평균수명이 그렇다고 하니까,
또 다른 사람은 이 세상이 마음에 안 들어서 등을 이유로 대지요.
어떤 이유이든 현재의 죽음에 대한 이러한 믿음은,
다시 현재 이 사람의 몸, 마음, 삶에 스트레스를 가져다 줍니다.
우선 마음에 대한 스트레스입니다.
나는 오래 못 살아!는 지금부터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항상 죽음에 대한 불안이 상존합니다.
또한 멀지 않아 죽을 사람이니 별로 재미있는 것도 없고
우울하지요.
이 불안과 우울만 가지고도 스트레스입니다.
둘째는 삶에 대한 스트레스입니다.
거의 죽을 날만 기다리는 형국이니 삶이 재미도 없고 의미도
크지 않지요.
새로운 재미는 생각지도 못하고, 그저 주어진 것이나 그럭저럭
해 나갑니다.
관계든, 일이든, 세상이든 다 귀찮게만 다가 오지요.
그러니 매일매일을 사는 것 조차가 스트레스가 됩니다.
셋째는 몸에 대한 스트레스입니다.
마음의 불안과 우울, 삶의 스트레스는 내몸을 긴장시키고
소모하게 만듭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힘들고 지치게 되지요.
뇌졸중, 심장병, 암 등의 진짜 죽을 병은 없더라도,
여러 가지 아파 죽겠는데 안 죽는 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렇게 현재가 힘듭니다.
그러면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매일 매일을 이렇게 힘들게 살다 보면,
안 생길 병도 생기고, 낙상 등의 사고도 더 당하게 됩니다.
또한, 때가 됐다고 생각하면 자살을 감행하기도 하지요.
자신이 믿은 그대로 오래 못 살게 됩니다.
그런데 진실은 진짜로 오래 못 사는 것이 아니고,
내가 그렇게 믿어서 오래 못사는 것입니다.
원인과 결과가 뒤바뀌었지요.
모든 생물은 죽음을 생각하거나 내다보지 않고,
진짜로 죽을 때까지 신나게 살아갑니다.
죽음을 생각하고 죽어가는 생물은 오직 사람뿐이지요.
태어나고 죽는 것은 내 생각대로 되지 않지만,
이 두 시점 사이 살아있는 동안은 다 내 선택입니다.
내 생각도 내 선택이지요.
이제부터 나는 오래 못살아! 라는 생각은 그만 하고,
하루 하루를 신나게 살아보세요.
그리고 현재의 순간들에 집중해 보세요.
변화는 쉽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우선, 힘이 덜 듭니다.
불안과 긴장이 줄어들지요.
순간 순간이 조금씩 재미있어 집니다.
점점 더 삶의 모든 것이 힘듦보다는 즐거움으로 다가오지요.
이렇게 조금의 변화가 선순환이 되어 어느새 눈덩이 같이
커지게 됩니다.
그러면 나는 건강하게 오래 삽니다.
내 생각이 나의 스트레스입니다.
'닥터 U와 함께 몸.맘.삶. 훈련' 원장<유태우>醫學博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