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명송(箴銘頌)

by 유성룡 posted Jul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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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명송(箴銘頌)/유성룡



‘잡은 꿩 놓아 주고 나는 꿩 잡자 한다’ 더니
늦여름 쇠산한 더위속의 끈끈함처럼
물보라치는 바닷가에서 아직도
가연을 정하지 못 하였기로
이팔이 되도록
홀로 황홀경에  빠진 새벽녘  

오르지 못할 하늘에  잠긴 듯
작벼리를 이룬 모래밭의 별들이
꿈을 키우는 자릿한
저고리 속으로 파고들던 그녀의 잔류감각

자오록하게 쏠리는 어젯 저녁이
잔밉고 얄밉다
깊은 물 속에 잠린한
물고기는
마닐 마닐한 것처럼

*마노라는 마노색이라서
끊이지 않는 녹진한 입술로  
잔배냉적을 대신하리라,

중뿔나게.
마구간을 떠나지 못하고
하잘것없는 단념을 포기치 못하나
작배의 밤-눈이 어두워
마들가지 흠이 된 자리에,

솔밭을 놓았지. 어제와 오늘의
이틀 사이가 아닌
이는 바람에 솔깃이 자유로운 모훈謀訓으로
스스로 만든 법에
스스로 해를 입는다

‘지지리 보배라’ 그 앞은
-하고, 외친다.
그녀 집 문 앞을 서성이다 지난밤 꿈처럼

빠지면 닷곱장님 같으니
더기밭에 스스로 획(劃)을 긋고, 아울러
스스로 회(自晦)를 친다. 침착하고  무게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