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장 메뚜기여 안녕

by 박성춘 posted Sep 0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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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 메뚜기여 안녕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푸드드드...

여느때와 같이 사무실 카펟에
벌레가 있자, 진공청소기로
아무생각 없이 하지만

그 놈은 필사적이다
벽쪽으로 달라붙어
간신히 버티고 있다.

그 모습이 가뭄에 말라버린
내 마음에 비를 뿌리고
얼른 쓰레기 통 방주에 싣고

밖에 주차장 아스팔트에 떨군다
청소를 마무리하고 차에 타려는데
그 놈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꽁지를 살짝 톡
푸드드득..
갑자기 주차장 공중을
저쪽에서 나에게로 다섯 번을 돌더니

저멀리 저멀리
인사를 하며 사라진다
고맙습니다 인간이여
감사합니다 사람이여

나의 사랑이여

.................
사람이란 글자의 ㅁ 을 조금만
다듬으면 사랑이 됩니다.
잔인한 사람의 모난 마음을 조금만
다듬어 줄 수 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