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by 성백군 posted Dec 1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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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끝나고
가득 찰 곳간이 텅
비워 있네요

장리(長利)빚 갚고나니
알곡 대신에 바람만 들락거리던 시절
어머니 빈 독 긁던 박바가지 소리가 어제 같은데

부모님 돌아가시고
아이들마져 성년되어 떠나버린
빈 곳간같은 집

두 늙은 부부
이마를 맞대고
낱알을 줍고

환기창 비집고 들어온 저녁 햇살이
알맹이와 죽정이 위에
골고루 쏟아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