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꿰매는 시인

by 박성춘 posted Dec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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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꿰매는 시인



저는 옷을 고치는 일을 합니다
가끔 가방도 고치고
모자도 고칩니다

내동생의 손에 들어가는 것은
남아나는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 손을 거치면
회복이 되곤 했습니다

제동생은 군인이 되었고
저는 옷을 고치는 시인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망가지고 상처난 옷을
당신의 마음을

실과 바늘로
글자로
꿰매려 합니다

동생은 얼마전 대위가 되었습니다
이라크도 다녀오고 죽을뻔도 했습니다

동생과 나는 형제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왜이리 다른지요

언젠가 동생의 부상을
꿰맬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야곱과 에서가 부둥켜 안고
하나가 되었듯이

우리도 그럴날이 올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