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의 대화/강민경
우연이었어요
아련함 속에서도
당신을 느낄 수 있었던
나의 감성을 확인한 것은
급히 오시느라 서둘러 숨결 고르는
당신의 발걸음을 알아차리자
내 몸은 서서히 긴장되고
당신과 나와의 첫 만남은
바람 소리 같이
방향을 잃기도
짜증스러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애써 잦은걸음으로 오시는
당신을 만난 그 날부터, 어느새
내 몸에 스며든 당신의 체취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말은 못해도, 그건
날마다 코로 말하고 눈으로 듣는
우리의 몸에 대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