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by 윤혜석 posted Jul 0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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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밖이 훤하여 뜰로 나가본다
선선히도 밝은 달
뜰 안에 가득찬다.

귀퉁이 고개 숙인 새초롬한 꽃
달빛 아래 새근거리고

선잠 깬 나이든 여윈 개 한마리
갸우뚱거리며 곁에 와 앉는다.

쉬이 잠들지 않는 어미와
어미때문에 잠깬 개 한 마리
달빛에 취하여 두런거린다.

달빛을 어찌 담을까
눈만 멀뚱멀뚱
토끼는 잠들었을까
두 귀가 쫑긋쫑긋

금모래 뿌려진 청청한 밤하늘
고운 모래 가득담아
시계되어 흐르는 달

오늘을 뒤집어  
달빛에 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