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 성백군
                                                                                                


산길 양 가에
초롱꽃 주렁주렁

“아직 안 피었나, 어디 보자” 하였더니
“대낮에 초롱이 불 켜는 것 봤니?”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라” 하며
꽃잎 꼭 다물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설레발을 치는데

성질 급한 꿀벌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꽃봉오리 궁둥이를 물어뜯어 구멍을 내고는
주둥이를 들이밀고
쭉쭉
충매(蟲媒)*는 안 하고 꿀만 빼먹는다

“저놈 좀 봐, 도둑이 따로 없네!” 하다가
방관하며 못 말리는 나도 한 패거리가 아닌가 싶어
머쓱 하는데
중천에 해, 알고도 모르는 채 씨익 웃는다

어느새 볕에 그을리는
내 얼굴
빨갛게, 부끄럽다 못해 까맣게 탔네

   *충매(蟲媒) : 곤충이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생식 작용을 도우는 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82 함께하고 싶다! / 泌縡 김원각 泌縡 2019.12.20 84
1481 왜 이렇게 늙었어 1 강민경 2019.12.17 118
1480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17 140
1479 이유일까? 아니면 핑계일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15 106
1478 겨울, 담쟁이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10 151
1477 우리 모두가 기쁘고, 행복하니까!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7 74
1476 가슴 뜨거운 순간 강민경 2019.12.06 151
1475 저 건너 산에 가을 물드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4 206
1474 겨울 문턱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03 218
1473 하와이 등대 강민경 2019.11.22 142
1472 풍경(風磬)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22 152
1471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13
1470 아름다운 마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15 344
1469 일상에 행복 강민경 2019.11.09 137
1468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8 196
1467 엄마는 양파 강민경 2019.11.06 314
1466 바다는, 생욕이지만 사람들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1 147
1465 늦가을 잎 , 바람과 춤을 강민경 2019.10.25 138
1464 코스모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25 104
1463 개망초 꽃이 나에게 강민경 2019.10.22 159
Board Pagination Prev 1 ... 36 37 38 39 40 41 42 43 44 45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