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을 깎으며
2018.05.02 00:29
손톱을 깎으며
정용진 시인
손톱을 깎으며
상실의 아픔 보다는
성장의 기쁨을 얻는다.
몸의 한 부분이
잘려 나가는데도
기쁨을 얻는 것은
몸의 한부분이 다시
자라난다는 안도감 때문이다.
생성소멸은
자연의 법칙이며
인간의 운명이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인생의 길속에서
먼 미래를 향하여
담대하게 걸어가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오늘 깎으면
날마다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는 손톱
이것은
걷는 자만이
앞으로 갈 수 있다는
삶의 고귀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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