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은 오월의 함성/강민경
오월
아카시아 꽃향기 나르는
카이저 고등학교 졸업식 날
부모 친척과 친구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축하를 알리는 기쁨의 함성이
하와이카이* 푸른 하늘을 폭죽처럼 뒤흔든다
나도 그중의 하나
아는 아이 졸업 축하하러 왔다가
나이도 잊고 겁 없이
목이 터지라고 아이 이름도 불러 보고
사람 벽에 쌓여서
틈새를 헤치고 나가느라 궁둥이도 흔들어 보고
잘 안 보이는 작은 키가 원망스러워
깡충깡충 뛰어도 보고……
고희의 내 나이가 그 아이 덕에
한 오십 년은 젊어진 것 같으니
축하해 주러 왔다가 축하받는 기분이다
안고 안기고, 등을 다독여 주기만 해도
전류처럼 서로 통하는 기쁨
‘졸업 축하한다는 내 말에’ ‘감사합니다’ 하는
그 아이의 말이 하와이 하늘처럼 맑아서
오랜만에 나이도 잊고
그 아이처럼 사회초년생이 되는
옛 내 졸업식에 온 기분이다.
*지역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