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사랑/강민경
쉼 없이 출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언덕 위 등대는
밤낮없이 걱정하다가
밤 되면 제 몸에 등불을 켭니다
하늘만치 높고
산 만큼 깊은 바다라서
도저히 그 속내를 알 수 없다고
동, 서, 남, 북 떠돌아다니는 배들 걱정에, 살피느라
제 자식 물가에 내놓은 어미처럼
어둠 속 발밑 언덕이
벼랑 끝인 줄도 모르고 수평선으로
다가갑니다
제발 살아만 다오
바람 불고 비 오는 날이면
깜깜할수록 더 밝아지는 저 등불 사랑은
제 몸을 허물고 태워 길을 밝히는
거룩한 어머니 사랑입니다
하늘도 감동했는지 마침내
잔잔한 수면 위에
별빛 끌어 놓아 시(詩) 한 수 적고
뚜우 뚜우 뱃고동 소리, 감사 하다는
답례로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