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을 남기고 떠난 노회찬 의원

2018.07.28 18:56

김길남 조회 수:10

 아쉬움을 남기고 떠난 노회찬 의원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김길남

 

 

 

 

 이 스켈링을 하려고 치과에 올라가니, TV에 노회찬 의원 사망소식이 떴다. 깜짝 놀랐다. 어제 미국에서 돌아왔는데 이럴 수가 있을까? 드루킹 특검이 수사하여 불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있다고 했다. 힘없는 야당 인사이고 당시는 국회의원도 아니며 깨끗한 사람이라 뇌물을 받았을까 의심했었다. 그런데 오늘 뉴스를 보니 그게 사실이었나 보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많은 뇌물을 받고 들통이 나도 꿈적도 하지 않던데 양심적인 깨끗한 사람이라 그 부끄러움을 참을 수가 없었나보다. 노동자와 소외된 사람,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가가 깨끗하지 못한 자금을 받았으니 그 죄스러움이 목숨과 바꿀 만큼 컸었나 보다. 목숨을 버리기 전 얼마나 많은 회한이 몰려 왔을까? 지나온 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모두 예견했을 것이다. 남아서 치욕을 겪는 것보다 삶을 마감하는 것이 그의 정치소신에 합당하다고 판단했으리라.

 노회찬 의원은 소신 있는 정치인이었다. 확고한 정치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항상 약자의 편에서 일했다.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하여 호주제를 폐지하는데 앞장섰고,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발의하여 통과 시켰으며,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을 만들었다. 모두 소외된 사람과 사회적으로 약한 사람을 위한 법이었다. 부자나 기업인을 돕는 법을 만들었다면 고마워서 정치자금을 많이 건넸을 수도 있다. 그의 소신은 그게 아니라 옳은 일을 하는 것이었다. 나를 희생하고 약자를 돕는데 온 힘을 다 쏟았다. 그러기에 아쉬워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배를 했다. 장례기간에 72천여 명이 조문했다 한다. 나도 참배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해 아쉬웠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삼성 X파일 사건이 터졌을 때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했다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그 뒤 소신을 묻는 기자에게 다시 그 때가 와도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한다. 의원직을 걸고라도 소신을 지키려는 강골이었다. 이번 결단을 내린 것도 당을 위해서였다. 인기가 올라가는 당에 자기의 실수로 누가 끼칠까 봐 결심을 한 게다. 유서에서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여기까지 온 당의 앞길에 큰 누를 끼쳤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하여 마지막 뜻을 밝혔다. 결국 진보정당에 피해가 가선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에 선택한 것이다.

 그는 썩은 정치판을 갈아야 한다고 했다. 50년이나 써 먹은 정치판을 갈아야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사실 정치판을 보면 항상 그게 그거였다. 여야가 바뀌고 정권을 교체해도 정치판은 항상 그대로였다. 어찌 여야의 역할을 그렇게 똑 같은지 모른다. 야당은 여당을 헐뜯고 발목만 잡는다. 정치 잘 하기를 바라지 않고 실정(失政)하기를 원한다. 그래야 정권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한 정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명한 국민은 이제 그런 것을 훤히 꿰뚫고 있다. 이제 그런 낡은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 여야가 협심하여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 당은 그 때 못하게 했지. 그것은 안되지.’ 하고 다음에 표를 주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낡은 정치판을 이제 갈아야 할 때다. 노회찬 의원이 남기고 간 새 판짜기가 이제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야 천국에서 그가 빙그레 웃을 것이다.

                                (2018.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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