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을 문 아이 (동시조)

2018.08.19 03:10

문소 조회 수:838

포탄을 문 아이        동시조/李逸永        

 
 
아홉살 정인이는 포탄을 문 아이에요
귀에도 입에도 뇌까지도 화약이죠
정인이 엄마 이모는
가슴 온통 새까맣죠
 
일 다니는 엄마대신 이모의 품안에서
정인이는 매일처럼 터지기 전 포탄이죠
포탄이 터질 때마다
두 엄마는 눈물 쏟죠
 
보통의 음악소리 정인에겐 포성이고
보통의 음식물도 정인에겐 폭약이고
보통의 생각인데도
정인뇌엔 폭발이죠
 
정인이 가는 곳에 포탄이 굴러대니
지나는 표정들이 하나같이 따갑지요
자폐아 부모에게만
자폐아가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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