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조언도 크게 듣는 지혜

2018.08.26 19:40

백남인 조회 수:4

작은 조언도 크게 듣는 지혜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백남인

 

 

 

 

 우리는 늘 누군가와 또는 뭔가와 접촉하며 산다. 그러면서 온갖 정보를 주고받는다. 정보를 주고받는 역할을 우리 몸의 감각기관이 하고 있다. , , , , 살갗의 오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외부 정보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아침에 잠에서 깰 때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새소리와 바람소리 등 자연에서 귓속으로 들어오는 각종 정보가 있는가 하면, 가족이나 친구들의 언어와 라디오, TV에서 제공되는 각종 정보도 있다.

 

 날씨 상태를 비롯하여 우리 앞에 펼쳐지는 인간들의 활동 모습, 신문이나 도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받아들여지는 모든 정보가 나의 눈 속으로 들어와 그 속에서 가려지고 버려지기를 거듭한다. 코와 혀, 살갗으로도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어 생명을 유지한다. 이러한 우리의 감각기관들은 아주 중요하다.

 

 흔히들 남의 말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을 ‘귀가 얇다’고 한다. 솔깃한 말에 유혹되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중요한 일을 소홀히 결정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하면 자기보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은 사람이 하는 말일지라도 소홀히 듣지 않고 깊이 새겨듣고 생각을 충분히 한 뒤 잘 판단하여 삶에 이롭게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같은 내용을 듣고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각자 자기 몫이다. 우리의 삶은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여 실행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똑같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건만 어떤 사람은 고맙게 받아들이고, 어떤 사람은 소홀히 받아들여 흘려버리기도 한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라햄 링컨이 대통령 후보시절, 존 브레킨리지와 치열한 선거전을 치를 때의 일화다. 뉴욕 웨스트필드에 사는 11살 소녀 그레이스 베델이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이던 링컨에게 편지를 보냈다.

 

 “링컨 아저씨. 저는 아저씨가 훌륭하게 되기를 바라요. 그런데 아저씨는 얼굴이 너무 못 생겼어요. 턱은 주걱턱이고 눈은 움푹 들어갔고, 광대뼈는 왜 그렇게 튀어나왔어요? 그래서 우리 동네 어른들은 아저씨가 너무 못 생겨서 싫다고 하는데 어쩌면 좋아요? 하지만 아저씨가 수염을 기르면 지금보다는 훨씬 부드러워 보일 거예요.

 

 당시 정치가들은 수염이 없는 깔끔한 얼굴이 대세인 시대였다. 11살 소녀의 말에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링컨은 소녀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였다. 링컨은 진지한 고민 끝에 수염을 길렀다.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링컨은 어떠한 작은 조언일지라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했으며 수용할 수 있는 넓은 포용력을 가지고 있었다. 현명한 지혜를 가졌다고나 할까?

 

 난 각종 모임의 월례회에 참석하거나 강의를 듣는 때가 자주 있다. 한 달이면 10여 회가 되지만 거의 빠짐없이 참석한다. 보통 90분 정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 때 강사의 이야기에 귀를 열어놓는다. 도움 되겠다 싶은 것은 귀를 기울여 듣고 메모를 하지만, 모든 강의가 다 도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가하면 누군가와 뭔가와 접촉하지 않아도 일방적으로 들려오는 정보에 무방비일 때도 많다. 마을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 행상들이 외치는 소리나 자동차 달리는 소리, 비행기 날아가는 소리, 자연현상에서 들려오는 소리들도 알맞게 가려 쓰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나의 감각기관이 아직 건전함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온갖 정보 속에서도 취사선택하며 오늘도 가족이나 친구들이나 모임에서 작은 소리도 크게 듣는 지혜, 작은 조언도 크게 받아들이는 지혜를 갖고 살아가련다.

                                         (2018.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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