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촌수필34호 격려사>

전북수필가들의 『나의 등단작』출간을 기뻐하며

지도교수 김 학




2018년 무술년은 전북의 수필가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한 해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전북에서 활동하는 수필가들의 등단작품을 모아 528쪽의 묵직한 단행본 『나의 등단작』을 출간했으니 말이다. 한국수필의 메카라 자부하는 전북에서나 가능한 일이려니 싶다. 박귀덕 발간추진위원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에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 다른 시‧도에서는 감히 시도조차 하지 못한 일이어서 더 자랑스럽다.

『나의 등단작』이 출간되고 도하 지방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책에 참여하지 못한 수필가들이 무척이나 아쉬워하고 있다. 이 책은 앞으로 우리 고장의 소중한 문학 자료가 될 것이다.

우리 고장 전북에는 9개의 수필동인회가 결성되어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가장 맏형격인 『전북수필』을 비롯하여『익산수필』『모악에세이』『행촌수필』『안골은빛수필』『아람수필』『꽃밭정이수필』『정읍수필』『순수필』등이 우리 고장의 수필문학 발전에 헌신하고 있다. 이들 수필문학동인회 대표들이 뜻을 모아 『나의 등단작』을 펴내게 되었다. 이 결속력을 바탕으로 더 발전하여 <전북시인협회> 같은 가칭 <전북수필가협회>를 만들어 전북 수필가들의 힘을 키워나가면 좋겠다.

나는『나의 등단작』이란 표지를 보면서 퍽 산뜻하구나 생각했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왜 책이름을『나의 등단수필』이라 하지 않고 『나의 등단작』이라 했을까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목차를 펼쳐보니 거기에 답이 있었다. 순수 수필가들의 등단수필만 있는 게 아니라 수필가로 등단하지 않은 6명의 시인과 1명의 동화작가 등 7명의 수필이 한 편씩 게재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나의 등단수필』이라 하지 않고 『나의 등단작』이라 이름을 지은 것 같다. 그래도 말은 안 된다. 7명의 수필은 등단작이 아니니까 말이다.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수필가로 등단하지 않은 7명의 수필이 이 책에 포함되었는지,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만일 전북시인협회가 전북시인들의 『나의 등단작』을 펴낸다면 그 책에 수필가들에게도 발표기회를 줄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전북수필문학회는 1979년에 창립되었으니 내년이면『전북수필』창간 40주년이 된다. 전북수필문학회가 창립될 때까지만 해도 우리 고장에 등단 수필가는 없었다. 그래서 전북수필문학회 창립 전후로 등단 시인들을 회원으로 영입했었고, 전북수필문학상을 제정하면서도 수필가를 양성하고자 만든 상이기 때문에 시인들은 그 수필문학상을 받지 않기로 약속했었다. 또 그때는 수필 쓰는 사람을 발굴하고자 신문에 글을 쓴 사람들을 찾아내어 전북수필에 가입을 권유하기도 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 전북수필의 몸집이 된 것이다. 세월이 가고 회장이 자꾸 바뀌면서 초창기의 창립정신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아 아쉽다.

『나의 등단작』발간 추진위원장 박귀덕 수필가는 발간사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같은 뜻을 가진 수필문학단체장들이 모여서 ‘전북지역에서 수필가로 작품 활동을 하는 수필가들의 등단작을 한데 모아 책으로 발간하자’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작가들이 고이 간직하고 있던 작품을 선뜻 내주어, 『나의 등단작』이란 공동 작업을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수필쓰기의 첫걸음인 등단작품 속에서 작가들의 초심을 봤습니다. 설렘과 추억이 담겨 있었으며, 박속 같이 소박하고 꾸밈없는 아름다움과 사물을 깊이 통찰하여 예술적 감각으로 풀어나간 필력, 의욕적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열정을 읽었습니다. 작가의 품격이 수필의 격조를 높인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쓴 글, 값지고 귀했습니다. 등단작이기에 가능했던 작품들을 모아 놓으니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영롱하게 빛났습니다.

이번 『나의 등단작』에는 다른 장르 작가 7명을 제외하면 수필가 126명이 참가했으니 참가하지 못한 수필가의 숫자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러니 내년쯤에는 이번에 기회를 놓친 수필가들의 등단작을 모아 『나의 등단작Ⅱ 』를 출간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에 출간된 『나의 등단작』을 본 미 수록 수필가들도 다음에는 모두 참여할 것이라 믿는다.

유능한 수필문학동인회 대표들이 뜻을 모으면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들이 우리 고장 전북의 수필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수필가들은 기꺼이 동참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고장 전북을 한국수필의 메카로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전북 수필가 만세!’를 소리 높여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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