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0 12:29
우울과 달빛과 나란히 눕다/전희진
-Jenga 게임
너라는 방을 치우니 순간 봄이 흔들, 한다
가깝기 때문이다
봄을 겨울의 맨 윗목에 올려놓으니 그제야
한결 안정감이 있다
네가 빠져나간 창으로 꽃샘바람이 항시 불었지
땅 밑에서 저녁 어스름과 만자니타 분홍빛
꽃봉오리를 받치고 있던 내가
달빛의 손에 나를 눕히자 흔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탄성이 새어 나온다
달빛과 내가 나란히 누웠기 때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새어나가는 기억이란 방을 꺼내어
겨울의 왼편에 앉힌다 세상이 흔들,
기억이 빠져나간 자리에
불분명한 하늘이 잠깐잠깐 쉬었다 가고
우울을 찾아내 나의 옆자리에 앉힌다 이제 세상은
무너질 듯 엉거주춤 불안정한 몸을 뒤틀고
와르르 무너지지 않기 위해
숨죽이며 몸에 힘을 빼며, 좀 더 신중하기로 한다
어디로 자신을 가둘지 그래서 얼마만큼 자유로워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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