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22 00:40
줄
전희진
이른 저녁을 걷는다
저마다 가슴에 코를 빠뜨리며 걷는다
코가 껌같이 길게 늘어나는 저녁
되돌이표 원위치로 돌아가듯
중심을 붙잡고 길이 돈다
길에 매달려 서쪽으로 넘어가는 태양이 희미해진다
콜데섹. 막다른 골목 긴가민가 길이 돌아 나오는데
붙박이 나무에 묶여있는 쇠줄처럼
내가 돈다
귀를 챙챙 감고 온몸을 챙챙 감고
돌고 돌아서 결국 제자리로
집이 개처럼 나를 반긴다
--시집, '우울과 달빛과 나란히 눕다' 중에서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4 | 노인 | 전희진 | 2020.07.16 | 146 |
33 | 오렌지 향기가 진동하는 봄밤의 살인 사건 [1] | 전희진 | 2020.05.20 | 151 |
32 | 하늘로 날아간 두 마리의 학_영화 '맨발의 청춘'(시네에세이) | 전희진 | 2020.05.08 | 57 |
31 | 일상의 무늬 | 전희진 | 2020.04.16 | 38 |
30 | 연극 관람평 ‘해나와 공포의 가제보’ [2] | 전희진 | 2020.03.14 | 89 |
29 | 선글라스의 귀환 | 전희진 | 2020.03.08 | 103 |
28 | 토스터에서 두 쪽의 빵이 구워나오길 기다리는 시간 | 전희진 | 2020.03.03 | 49 |
27 | 노라의 변신 | 전희진2 | 2019.12.17 | 95 |
26 | 소금사막_창작가곡제 | 전희진2 | 2019.03.22 | 59 |
25 | (시평) 전희진의 시 '늦은, 봄'을 읽다 | 전희진 | 2019.02.03 | 198 |
24 | 맹장을 앓다 | 전희진 | 2019.01.29 | 52 |
23 | 6월의 오후 3시와 4시 사이 [2] | 전희진 | 2019.01.29 | 132 |
22 | 할 일 없는 닭처럼 | 전희진 | 2019.01.26 | 32 |
21 | 국적불명의 슬픔 | 전희진 | 2019.01.26 | 47 |
20 | 봄, 그 거대한 음모 | 전희진 | 2019.01.22 | 85 |
19 | 성묘 | 전희진 | 2019.01.22 | 55 |
» | 줄 | 전희진 | 2019.01.22 | 17 |
17 | 9월 | 전희진 | 2019.01.21 | 53 |
16 | 둥근비 | 전희진 | 2019.01.21 | 52 |
15 | 부부 | 전희진 | 2019.01.14 | 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