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24 04:45
고향
아직 있을까
흙 먼지 일던 산 모퉁이
칡덩쿨들 엉켜 푸르게 덮고있다
갈곡을 지나고 두문, 두문을 지나서 청명
석향도 지나서 매화
매화길 지나고 절골리
꿈으로만 오던 동구 밖
늘 봄이었고
세상의 모든 꽃들이 봉오리를 맺던
사립문 옆 모과 나무 고향집 툇마루
꿀벌들 붕붕이던 모밀 밭
커다란 울음통 속
빈 집의 반세기 지켜
푸른 열매 몇개 달고 서 있는 모과나무
고목, 가지 끝 지나며
울고 가던 노을
복숭아 빛 붉은 열매로
빈 나무에 걸려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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