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자다가 깨어 보니
방안이 환합니다
가로등 불빛이 스며든 것일까
맞은편
아파트 감시 등이 날 살피러 들어온 것일까
밤이 밤 같지가 않습니다
옛 내 어릴 적
전깃불이 없었던 시골
달도 별도 없는 밤, 마실 갔다 올 때는
앞이 안 보여서, 너무 캄캄하여
돌담을 더듬느라
어둠도 무서워할 겨를이 없었었는데
지금은
너무 밝아서 어둠이 없어져서
밝음이 무섭습니다
매일매일 보도되는 구석구석 사건사고
차라리, 안 들으니만 못한 것들이 기를 쓰고 들리니
어둠이 그립습니다
안 보여서 좋고
몰라서 좋은 내 어릴 적 그 시간
가난했던
그 동네, 그 사람들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