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한반도인끼리

2019.02.24 06:16

이종희 조회 수:5

한반도는 한반도인들끼리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이 종 희

 

 

 

 

  2차 북미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북한의 핵시설이 해체되고 폐쇄되어 더 이상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것인가, 여전히 핵전쟁의 위협에 떨어야 할 것인가? 그게 초미의 관심사다.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간에 펼쳐질 회담에 거는 기대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인들도 주목하고 있다. 부디 문재인 대통령이 그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림이 스케치라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반도는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찾으면 지나치기 쉬운 아주 작은 나라다. 세계에서 제일 강대국인 미국에 하나의 작은 주 정도밖에 안되지만, 역사적으로 주변국들로부터 꽤나 시달림을 받아왔다. 시달림을 받아오다가 마침내 한반도는 이념이 다른 두 나라로 갈리게 되었고, 한 민족끼리 적대적 관계로 얼마나 많은 손실을 가져왔던가? 이제는 전쟁의 불안이 한반도에서 사라지고 남북이 협력하여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주민을 구하며, 북한 경제를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통일의 기반이 다져지기를 바란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언론이 예측하는 회담의 방향을 보면 다소 희망의 싹이 보인다. 사실 미국이나 북한이 손바닥을 뒤집듯 쉽게 해결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우리 국민은 마음이 바쁘다. 북한 인민들을 굶주림에 떨게 하면서 핵무기를 개발한 입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덥석 그걸 내놓겠는가? 북한 핵개발을 억제시키려고 전 세계에 돈줄을 묶은 트럼프 대통령이 믿음이 없는 북한에게 빗장을 열어주겠는가? 미국과 북한의 정상간 회담성과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도 일조하겠다고 했으니 약간 기대감이 부푼다.

  고려시대 조국의 이익과 권리를 대변한 글을 올려 고려와 고려인을 살린 문인이자 학자인 이제현이 있다. 충선왕이 원나라 수도 연경에 만권당을 세웠을 때 왕의 부름을 받아 그곳에 가서 10년 동안 머물 때의 일이다. 간신 유청신∙오잠 등이 원나라에 글을 올려 고려를 원의 한 성으로 병합시켜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을 때, 원나라 도당에 글을 올려 병합요청을 철회하게 하였다. 『익제집益濟集』 권6 첫머리에 「원나라 서울에서 중서 도당에 올린 글」에서 『중용中庸』의 「구경장九經章」에 나오는 ‘먼 데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는 구절을 이용해 병합을 반대하는 논리를 펼쳤다. 이때에 그가 썼던 ‘나라는 그들의 나라에 맡기고, 백성들은 그들의 백성이 되도록 하라.[國其國 人其人]’는 말은 후대에 자주 회자되었다고 한다.

  익제 이제현이 지금 살아있다면 어떻게 말할까?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문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싹을 없애 평화를 정착시키고, 한민족 스스로 잘 사는 나라로 힘을 모으자고 말이다. 70여 년이 가깝도록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민족의 아픔을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가? 부디 228일 발표되는 두 정상 간의 합의 내용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시발점이 되기 바란다.

  그리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이여! 그대들 나라의 정치나 신경 쓰고 한반도에서 관심 좀 꺼주기 바란다. 그대들 때문에 생긴 역사적 상처가 바로 남북분단이라는 엄청난 결과를 안겨줬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다. 굳이 필요하다면 익제 이제현이 지은 700년간 21쇄를 찍은 베스트셀러 『익제집』을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다. 남북이산가족들이 상봉할 때마다 눈물바다를 이루고 헤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장면을 그대들도 보았으리라.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세 차례 만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진지하게 손잡는 모습도. 백두산 천지에서 물병에 천지의 물을 담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진심어린 노력을 보면 이제 야심을 버려야 하지 않겠는가?  

 

  북미 정상에게 바란다. 내 앞만 보고 전진하려 하지 말고, 좌우를 살피면서 일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도 할 줄 아는 아량도 베풀어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 되기 바란다.

                                                                    (2019.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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