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물림 피해

2019.02.26 13:22

이윤상 조회 수:4

개 물림 피해

   은빛수필문학회 이윤상

 

 

 

 

  우리는 지금 반려동물가족 15백만 시대에 살고 있다. 주거형태는 아파트가 70%를 넘는다는데 반려견을 기르는 가구수는 해마다 늘어간다니, 이해가 안 된다. 통계청에 의하면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27%라 한다. 가족이 극소수이다 보니 고독을 해소하려고 반려견을 기르는 집이 늘어가는지 모르겠다. 한 후배가 가족여행을 가면서 자기집 개를 개호텔에 3일 맡겼는데 60만원을 주었다고 한다. 요즘 애완견 동물병원 진료비는 사람 치료비보다 몇 배나 더 든다고 한다. 개호텔에서 하룻밤을 재우면 일반호텔 객실료보다 비싸다는 소문이 떠돈지는 오래 되었다.

 

 내가 어느 날 무심코 TV를 보는데 드라마에서 자기 부인이 개를 기르는데, 개로 인해 남편과 갈등이 심해져서 이혼 단계까지 갔다. 장모한테 개를 기르지 말도록 자기 아내를 설득해 달라고 사정하는데 장모 답변이 가관이었다.

 ”우리 딸은 개 없이는 못사는데!

하면서 딸을 설득할 수 없다는 장면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딸이 이혼을 당해도 개는 길러야 한다는 소리로 들렸다. 젊은 여성들이 애완견을 남편 이상으로 좋아한다는 말이 드라마에 떠돈다. 또한 오래 전에 인터넷을 달구었던 쪽지가 떠올랐다. 아들 집에 며칠 머물던 아버지가 시골집으로 떠나가면서 아들에게 남긴 쪽지,

 ”3(아들)아, 잘 있거라, 6(시아버지)은 떠난다.

이 말이 유행어처럼 전국에 떠돌던 때가 있지 않았던가? 개를 애지중지 기르는 것은 개인 취향이겠지만, 남편 이상으로 개를 사랑한다는 말은 허튼소리인 것 같다.

 

 반려견 1천만 시대라는 뉴스를 보면서 애완동물 사육현황을 검색해 보았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1,486만 명으로 추산했다. 전국 1,952만 가구 중 29.4%547만 가구가 개 623만 마리, 고양이 243만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나왔다. 1년에 반려동물 시체 발생량은 688천 마리로 추산했다. 개 장례식장도 생기고, 개 장묘공원도 만든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개 사육가구가 늘어감에 따라 개에게 물린 상해자傷害者도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반려견(伴侶犬)에 의한 개물림 건수가 급증하여  2015~2018년까지 총 5,876건이었다. 2017년에1,407건, 2018년에 약 2천 건으로 1년 동안에 40%나 늘었다. 특히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가 개에게 물린 사고가 많다니 걱정이다.

 지난해 1222일 충남 당진시 읍내동의 노상에서 여자아이(10)가 진돗개에게 손목을 물려 인대가 손상했다. 이 여아는 가게 앞에 묶여있는 진돗개를 귀엽다고 쓰다듬어 주려다 물렸다. 서울에서 20179월 프렌치불독이 한 식당의 김 모씨를 물어서 폐혈증으로 마침내 목숨을 잃었다. 같은 해 109일에 경기도 시흥의 한 아파트에서 7살짜리 진돗개가 한 살배기 여아를 물어서 숨지게 한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해 114일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에서 한는 여인(52)이 진돗개 목줄을 묶던 중, 진돗개에게 약지손가락을 물려 손가락이 찢어졌다. 진돗개와 풍산개는 맹견(猛犬)으로 분류되지 않아 입마개 의무화대상이 아니라 관리에 허점이 있다고 한다. 해마다 전국 곳곳에서 이런 개 물림 사고가 일어나니 사회적인 문제가 아닌가?

 

  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도 321일부터 동물보호법 시행령이 강화된다고 발표했다.  맹견사육자는 매년 3시간 이상 사육안전관리 교육을 받아야 한다. 외출하는 맹견은 목줄이나 입마개를 필히 착용해야 한다. 또한 맹견을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에 출입시켜서는 안 된다. 시행령 위반 시, 과태료는 1100만원에서 3300만원이다. 반려견이 사람을 공격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맹견을 방치하면 신고인에게 정부에서 포상금을 주는 '개 파라치 제도'를 시행한다는데, 얼마나 효과를 낼는지 모르겠다.

 

 개사슴록 변에 임금왕자를 미칠 광()자라 한다. 개를 인간 이상으로 떠받들면 개가 미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미쳐가는 것 같은 사회 현상이 개탄慨歎스럽다. 어린아이 하나 양육비보다 개 한 마리 키우는 비용이 몇 배나 더 든다는데도 반려견 사육은 해마다 늘어간다니. 자식 낳아 기르는 것보다 개를 기르는 것이 더 행복을 느낀다는 말인가?

                                              (2019.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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