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1 06:05
진시황과 한 무제의 꿈 |
송 재 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
지난 5월에 다산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중국인문기행 팀을 인솔하고 서안(西安)을 다녀왔다. 서안은 아테네, 로마, 카이로와 함께 세계 4대 고도(古都)의 하나이며, 중국의 13개 왕조가 도읍을 정한 곳이어서 볼거리가 너무나 많았다. 그중에서 진시황릉과 한 무제의 무릉(茂陵)을 보면서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영생을 꿈꿨던 진시황, 49세에 죽다 진시황릉은 연인원 72만 명을 동원해서 36년간에 걸쳐 조성한 어마어마한 무덤이고 무릉 또한 매년 국가 조세의 3분의
1을 투입해서 53년간에 걸쳐 완성한 무덤이다. 그들은 왜 이렇게 웅장한 무덤을 생전에 직접 만들었을까? 죽은 후에도 영생(永生)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들은 살아있을 때에도 불로장생하기를 바랐다. 진시황은 서복(徐福)에게 동남동녀 3천 명과 많은 금은보화를 주어 불사약을 구해오라고
했고, 한 무제는 건장궁(建章宮) 안에 높이 46m의 승로반(承露盤)을 만들었다. 승로반은 ‘이슬을 받는 쟁반’이란 뜻으로 이른 새벽에 내리는
이슬을 받아 마시면 불로장생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영생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진시황은 49세에 죽었고, 한 무제는
새벽이슬의 덕을 본 것인지 69세까지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
요임금, 오래 살면 욕될 일이 많아지니 봉인이 말한 세 가지 중에서 아들을 많이 두는 것을 제외한 두 가지는 현대인도 간절히 바라는 것이다. 특히 오래 사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수천 년 전의 요임금은 오래 살면 욕될 일이 많아진다는 이유로 이를 사양했다.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하지
않을까? 오래 살다 보면 암 등의 불치병에 걸려 고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치매를 앓기도 하며 자식들을 앞세우기도 한다. 이것이 ‘욕될 일’이
아니고 무엇인가? 물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면 별문제이겠지만 인간이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다. 현대인은 이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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