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정시 연구회 민족문학에 올린 나의 시

2018.01.31 05:54

 

*가곡으로 된 시들---"정용진" <yongchin.chong@gmail.com>

 

*농부의 일기

 

나는

마음의 밭을 가는

가난한 농부.

 

이른 봄

잠든 땅을

쟁기로 갈아

 

꿈의 씨앗을

흙 가슴 깊숙이

묻어 두면

 

어느새

석양빛으로 영글어

들녘에 가득하다.

 

나는

인생의 밭을 가는

허름한 농부.

진종일

삶의 밭에서

불의를 가려내듯

잡초를 추리다가

 

땀 솟은

얼굴을 들어

저문 하늘을 바라보면

가슴 가득 차오르는

영원의 기쁨  

           <농부의 일기가곡. 권길상 작곡>   

 

 *징검다리

 

동구밖을 흐르는

실개천에

뒷산에서 굴러온

바위들을

듬성듬성 놓아 만든

징검다리

 

내가 서서

기다리는 동안

네가 건너오고

네가 서서 기다리면

내가 건너가던

징검다리

 

어쩌다

중간에서

함께 만나면

너를 등에 업고

빙그르르 돌아

너는 이쪽

나는 저쪽

 

아직도  

내 등에 따사로운

너의 체온

      <징검다리가곡: 지성심 작곡>

 

*강마을

 

내님이 사는 마을은

돛단배 밀려오고

따사로운 인정 머무는

버들숲 강마을

 

동산에 돋는 해

머리에 이고

가녀린 손길을 모두어 가며

한없이 한없이

기다리는 마음

 

애달픈 사연 토해놓고

기러기 떼 떠나가고

파아란 강심에

깃드는 강노을

하아얀 모래밭

푸른 갈숲을

끝없이 끝없이

가고픈 마음

 

외로운 초생달

창가에 들면

멧새도 울음 멈춰

숲으로 드네.

 

그토록 오랜 세월

고운 꿈 가꾸며

이 밤도 잔잔한 강마을

창가에 쉬네

            <강마을가곡: 백경환 작곡>

 

*산정호수 

 

흐르는 세월 머물러

천년햇살 빛나고

 

갈바람 멎어

산 그림자를 담는

너는

하나의 거울

 

하늘 기려

솔개보다

깊푸른 눈매로

가냘픈 멧새의

숨결에도

가슴 떨어

붉게 물드는 마음이여

 

가을 한낮

초연한 걸음으로

산을 넘는

한줄기 푸른 구름

              <산정호수가곡. 전중재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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