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2

2019.09.20 07:37

히광호 조회 수:7

포니2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하광호

 

 

 

 오늘은 장롱속의 옷을 뒤적였다. 조석으로 제법 쌀쌀하여 외출 시 입을 옷이 어정쩡하다. 반팔을 입을지 긴팔을 입어야할지 고민꺼리다. 새벽운동 시에는 반팔을 입고 간다. 계절의 변화에 갈수록 민감하다. 이순을 넘어 해가 세 번 더 바뀌었으니 당연하리라 생각하지만 왠지 허전한 생각이 앞선다.

 나는 2주 전 전주시 효자동에서 친구와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중 차내 MBC라디오에서 현대그룹 고 정주영 회장이 뚝심으로 지난 1976년에 중남미 에과도르에 포니 5대를 처음 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는 내용을 들었다. 그 이후로 수출이 급성장하여 대한민국은 자동차 수출 강국으로 발돋움했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자동차를 접한 것이 포니2 . 그게 인연이 되어 애지중지하며 운행했던 생각이 난다.

 

 아산 정주영 회장 관련 일화들을 인터넷에서 접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탁월한 지도력으로 일본 미쓰비시와의 기술제휴로 1975년 말 “포니”1호차를 만들어냈고, 이듬해인 1976년부터 본격생산에 들어갔다. “그 해 726일에는 중남미 에콰도르에 7대를 첫 수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첫해 수출대수는 1019대였다”는 게 주간무역의 내용이었다. 포니 수출 뒤 39년 만에 누적 300만대의 현대자동차를 이뤄냈다고 자축했다.

 

 “이봐, 해보기나 했어?

 그 말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된다아산 정주영 회장의 어록에는 허송세월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거든 첫째, 부지런하기를 권한다. “장애란 뛰어넘으려고 있는 것이지 걸려 엎어지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길을 닦아가면서 나가면 된다.”며 확고한 신념과 불굴의 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일생은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하루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며 성실한 삶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987년도의 일이다. 그 해는 유난히도 눈이 많이 오고 추웠다. 진안군 백운면으로 옮겨 근무할 때였다. 도로는 비포장이었다. 마을주민이 동원되어 도로의 권역을 맡아 도로와 측구 풀 제거작업도 함께 관리하던 시기였다. 도로가 많이 부실하면 사리부설은 군 건설과에서 덤프차를 활용했었다. 그 당시 이사 갈 형편도 못되고 진안읍 우아동 자택에서 오토바이로 출퇴근을 했다. 겨울에 오토바이를 타다보면 무릎과 얼굴이 몹시 상했다. 그때 궁리 끝에 장조카인 하태선과 함께 서울에 있는 장안평 중고차시장에서 중고 5년식 포니2를 구입하여 조카가 가지고 왔다. 그 당시 진안택시회사에서 운행되는 차가 대부분 포니와 포니2였다.

 

 그 당시 공무원이 중고차지만 차를 구입하여 출퇴근하다 보니 주변을 의식한 때도 많았다. 그 해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 한파는 몰아치고 무척 어설펐다. 출근길 사리고개를 내려오는 중 미끄러져 차량이 360도로 회전한 후 절벽 반대쪽으로 넘어졌다. 만약에 절벽 쪽으로 떨어졌으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 다행히 앞에서나 뒤에서 차가오지 않아 대형사고는 면했지만, 차량 범퍼가 파손되고 몸은 다행히 가벼운 상처만 입었다. 출근도 늦어져 당황했던 일도 있다. 수리비도 만만치 않아 그 뒤로 한동안 자동차를 타야하나 팔아야하나 고민하기도 했었다.  

  나의 이력에는 1987년도에 현대 포니2를 처음 구입하여 5년 동안 운행하니 고장이 잦았다. 궁리 끝에 아는 후배가 운전 연습한다기에 폐차 값만 받고 이전해 주었다. 정들었던 포니2를 넘겨주니 만감이 교차했다. 애지중지했고 마을주민들이나 직원들에게도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그 뒤로 간간이 포니2가 굴러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그 뒤 폐차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차량은 생활의 필수도구다. 지금이야 경제력이 높지만 1980년대에 농촌에서 논물 보러 가면서도 차를 운행한다는 것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지금은 자동차 홍수시대에 살고 있다. 예전에 자동차가 귀할 때는 자동차가 부의 상징인 때도 있었다. 요즈음은 생활의 필수품으로 당연히 차가 1순위다. 그러나 나에겐 요즈음 고민이 하나 늘었다. 주택이다 보니 주차할 공간이 부족하다. 늦게 돌아오면 집주변을 많이 배회한다. 요즘에는 더 심하다.

 요즈음 하루일정을 돌아보면 자동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제일 많다. 활동하는 모든 분야에서 시작부터 하루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한다. 그만큼 실생활에 밀접한 기구가 되었다. 그러니 애마라 하지 않는가? 매일 점검하고 청소하고 애지중지한다. 지금은 맞벌이시대라 아내도 자녀들도 각 1대씩 갖고 있다. 주변을 보면 가정마다 1대는 거의 기본이고 사업용으로 운영하는 집도 있다. 나는 각종 모임이나 교육, 수필수업을 갈 때에도 자가용을 활용한다. 지금은 마이카시대다. 현재는 자동차가 생활의 필수품이다. 그러나 조금만 소홀이하거나 나태해지면 무기로 변한다.

 

 주변에서 각종 사고로 돌아가시거나 장애를 입은 분들이 많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약속시간보다 30분 일찍 출발한다면 안전은 어느 정도 담보될 수 있다. 음주운전, 조급운전, 운행 중 휴대폰사용을 하지 않는 여유 있는 운행 습관을 갖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
2019.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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