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의 아버지, 세종

2019.10.05 05:17

곽창선 조회 수:30

문자의 아버지, 세종

신아문예 대학 수필창작 수요반 곽창선

 

 

 

 

 109일은 우리글이 창제된 지 579회를 맞이하는 한글날이다. 감회가 새롭다. 한글의 효시는 나라말씀이 중국과 달라, 읽을 수 없고 쓰지 못하는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자 하는 세종의 애민정신이었다백성들의 딱한 처지를 감지하신 세종께서, 이들을 위한 말과 글의 필요성을 절감하시고 훈민정음(28)을 세상에 펴게 된 것이니, 그것은 유사 이래 가장 뜻 깊은 일이었다.

 

 평소 편리한 우리글을 접하면서 이렇게 훌륭한 글을 만들어 주신 세종대왕의 확고한 신념과 백절불굴의 애민정신에 깊이 머리 숙이게 되었다. 만에 하나 세종의 용단이 없었다면 중국어나 일본어가 우리의 입과 귀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니 더 기쁠 수밖에.

 

 세종은 국사를 돌보시며 도처에서 유생儒生들의 만행에 신음하는 백성들의 소리를 귀담아 듣게 되었다. 매사 한자를 읽고 쓰지 못해서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시며, “읽기 쉽고 쓰기에 편리한 말글” 연구에 전념하시게 되었다. 그러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앞에 놓인 산적한 난제를 풀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높고 험했다. 개인의 공명심이나 편리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희망이나 발명의 기쁨을 떠나중국의 외교적 압박을 넘어 국내 반대파(최만리)의 집단적인 반대를 무릅쓰고 비밀리에 수행해야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산적한 국사나 자신의 지병을 차선으로 미루고 틈틈이 백성을 위한 말글 연구에 매진하여 25년 만에 '훈민정음'이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되었다. 이는 세종의 백성사랑정신이 하늘을 감동시킨 축복의 선물이다.  

 

 세계 수 천 개의 말과 글 중에서 영어가 세계 공통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영어는 누가 언제 어디서 창제한 것인지 그 이력이 없으니 사생아에 불과한 글이다. 역사 이래 여러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여기에 프랑스어, 라틴어, 아랍어, 독일어, 등 여러 나라 말이 섞여 구성된 자연 발생적인 말글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에 비추어 한글은 15세기 중엽 세종께서 백성을 위하여 과학적인 원리를 이용하여 짧은(25) 기간에 완성된 글이라는 사실 때문에 세계가 놀라고 있다.

 

 언서, 언문 등으로 천시 받아온 한글의 구체적인 위대성을 살펴보면, 완벽성, 실용성, 간편성, 학습성, 독창성, 과학성, 등에서 다른 문자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음성의 다양성'에서 일본어는 300여 개, 중국어는 400여 개밖에 소리를 낼 수 없다는데, 한글은 11,172개의 발음을 낼 수 있어, 어느 나라 말이든 원음에 가장 가깝게 발음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편리한 문자가 어디 또 있으랴?

 

  미국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 교수는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으며, 세계인의 알파벳으로 자격이 충분하다.'고 했으며, 소설 ‘대지’의 작가인 펄벅은 '한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글자이며, 가장 훌륭한 글자'라고 했다. 또한 네덜란드 언어문학연구소 스티브 로저피셔 소장은 자신의 저서 ‘문자의 역사'에서 '한글은 영어 알파벳보다 우월하고 체계는 세계 유일한 문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영어를 사용하고 자부심이 강한 선진국의 언어학 전문가들이 한글을 극찬한 것은 객관적 기준으로 명백한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8.15 방 당시 문맹률이 80%가까운 지경이었다. 그러나 초기 정부의 적극적인 문맹퇴치운동과 기독교의 한글성경 보급 등의 노력으로 한글은 뿌리를 내려 문맹률 제로 퍼센트에 가까운 말글 강국이 되었다. 그 결과 유사이래. 정보와 지식이 빠르게 유통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민족사적 변화는 한글이 민족의 잠재 역량을 일깨우는 기폭제가 되어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 및 정보화 선진국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더 기분 좋은 것은, 하마터면 강제로 우리의 말글이 될 뻔했던 중국어와 일본어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에서 제일 불편한 말글로 전락하고 말았으나, 한글은 신장된 국력과 더불어 디지털시대라는 두 날개를 달면서 마치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역동적으로 세계 속으로 뻗어가고 있다.

 

 어찌 보면 한글은 디지털 시대를 대비해서 신이 세종 대왕에게 영감을 주어 창제하게 한 결과물이 아니고서야 이처럼 간편성, 완벽성과 위대성이 충만한 말글이 어떻게 발명될 수 있었으랴? 영국의 언어학자 제프리 샘슨이 '한글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이다.' 라고 평가한 점은, 그 경이로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한글은 완벽성이나 독창성이 세계 으뜸 문자로 평가받고 있으니, 언젠가 한글이 만국 공통어가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말글을 창제한 날을 국경일로 기념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 10월 9일 한글날이 우리 민족만의 자축이 아닌 세계인이 함께하는 기념일로 지정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날이 온다면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은 '문자의 아버지'로 세계인의 생추앙을 받으며 기리 빛날 것이다.

                                                                               (2019.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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